코친은 다양한 국가의 문화가 융합되어있는 곳이다. 유대인마을, 유럽인들이 남긴 건물들과 무덤들과 함께 중국식 어망은 이 다양성을 보여준다. 특히 일출과 일몰 때 붉은 하늘을 배경으로 보이는 중국식 어망이 멋지다고 하는데 코친에 있는 동안 내내 우중충한 날씨거나 비가 왔기에 굳이 그 시간대에 찾아가보지 않고 낮에 가서 봤다. 중국식 어망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어망은 중국에서 왔다. 중국 남부인 광둥성에서 사용되던 방식이라고 한다. 거대한 그물을 나무에 고정시켜서 담갔다가 들어올리는 굉장히 단순한 방식이지만 그물을 고정하는 장치들의 무게, 물고기의 무게가 있기에 꽤 많은 사람이 동원된다. 얼핏 지도에서 봐도 중국 광둥성과 인도 께랄라주는 3000km는 될 것 같은데... 신기하다.
사실 이 중국식 어망은 현재 효율성이 굉장히 낮다. 많은 사람의 강도 높은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잡히는 물고기는 굉장히 적다. 과거에는 많이 잡혔는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그렇다. 그래서 실상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경향이 큰 것 같다. 나는 조금 떨어져서 사진을 찍었는데 어떤 외국인 커플이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보였다. 잡히는 물고기를 사는 것인지 팁을 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망 뒷편의 거대한 기중기가 풍경을 해친다. 인도는 지난해부터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치의 변화와 함께 SOC 사업이 전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인도 사람들의 삶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다. 중국이 거대한 인구를 가진 하드웨어 강국이라면 인도는 거대한 인구를 가진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불린다. 곧 중국을 넘어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될 국가. 중국식 어망은 언제까지 저 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한적해 보이면서도 반복적인 육중한 노동이 동반되는 일이어서 그들의 탄탄한 근육이 눈에 띈다. 맨발과 치마 역시 인상적이다. 미얀마에서는 3주간 론지라는 치마를 입고 여행을 다녔는데 남인도에서는 전혀 입을 생각을 못했다. 남인도는 덥고 습하기 때문에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치마를 많이 입는다. 그렇다고 미얀마처럼 절대적인 숫자는 아닌 것 같다.
모두가 어망으로 물고기를 잡는 건 아니다. 어딜가나 아웃사이더는 존재하는 법. 그대를 응원한다. ㅋ
중국식 어망 근처에는 물고기를 진열해놓고 파는 곳들이 많이 눈에 띈다. 여기서 잡은 건지 다른데서 잡아서 여기서 파는 건지는 모르겠다. 생선을 사서 근처 음식점에 가져가서 3천원 정도의 조리비를 주면 음식을 해준다. 난 혼자 여행하는 가난한 여행자였으므로 그냥 식당에가서 간단하게 사먹었다. 1인분을 사서 요리해 먹는 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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