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소르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은 마이소르 궁전 북서쪽에 있는 데바라자 시장이다. 총천연색의 물감들이 높이 쌓여있고 시장의 구역마다 저마다의 물건을 파는데 그 모습들이 모두 인상적이다. 향기로운 꽃을 높게 쌓아놓고 과일을 쌓아놓은 모양새로 남다르다. 아가르바티 향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향기도 시장 골목을 걷는 즐거움이다. 시장은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장소이기에 도시를 이동할 때마다 항상 들르게 되는데 마이소르 시장은 인도에서 가장 화려한 색을 담고 있는 곳 중 하나인 듯 하다. 입자가 고운 원색의 염료들이 그릇마다 높게 쌓여있다. 이 염료들은 식물에서 뽑아낸 천연염료로 옷은 물론 다양한 물건은 염색하는데 사용된다. 마이소르에 오기 전 지나왔던 스리바나벨라골라에서 12년마다 열리는 축제에서 신상 위로 부어지는 물감도 이런 염료를 섞은 물인 것이다. 붉고 파랗고 노란 가루들이 뿌려지는 홀리축제에 쓰이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염료는 숟가락으로 퍼서 봉지에 담아 판다.
우리가 생각하는 시장의 꽃은 흔히 줄기와 잎이 함께 달려서 꽃다발을 만드는 것인데 이곳은 꽃송이만을 따로 떼어내서 수북히 쌓아놓고 판매한다. 이 중 대부분은 사원에 바쳐지는 용도로 사용될 것 같다.
마이소르 시장 곳곳에는 향을 파는 가게가 많다. 향과 함께 향수도 함께 판매되는데 아유베다 마사지에 사용되는 것처럼 모두 각각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상인들이 외국인 여행자에게 적극 권장하는 것은 모기를 쫓을 수 있다는 물건이다. 오일은 종류가 다양하고 병의 크기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작은 병 10개를 나무박스에 넣어서 1000루피 던가에 파는 곳이 있었는데 꽤 괜찮아보였다. 이들이 오일을 팔기 위해 쓰는 수작 중엔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고 여행자가 이야기하면 그곳은 말라리야 모기들이 득실거린다고 워터멜론오일을 바르면 모기들이 안 문다는 거다. 우리가 사찰에서 피우는 향도 판매하는데 아가르바티향이라고 불린다. 인도의 수 많은 힌두사원에서 사용되는데 바로 이 향의 주요 생산지 중 하나가 마이소르라고 한다. 마이소르 이곳저곳에서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어지는데 다음날 방문하게 찾아가게 되었다.
염료와 꽃을 파는 골목을 벗어나 다른 골목으로 들어서니 야채와 과일을 파는 골목이 나타난다. 이제야 흔히 보게 되는 평범한 가게에 들어선 것 같다. 야채나 과일 등이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수북히 쌓여있다. 식당의 음식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굳이 음식을 만들어 먹을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데 신선해 보이는 채소들을 보니 사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다 문득 인도에서는 화학비료가 아닌 분뇨를 이용한 비료를 많이 사용해서 농작물이 그런 곳에서 오는 기생충 등이 많이 산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뭐, 음식점에서 먹는 음식도 다를 바는 없겠지만 시장에서 신선한 당근이나 오이를 사서 씻어먹고 싶은 생각을 달아나게 하는 기사였다.
코코넛 가득. 코코넛은 시원한 음료로 음식을 만드는 재료로 껍찔은 밧줄을 만들기도 하는 아주 유용하면서도 흔한 열매이다. 무엇보다. 신성한 열매이기도 하다.
동네마다 과일을 늘여놓는 방식이 다른데 이 동네에는 우리네 제사상에 과일을 올리듯이 과일을 위로 쌓아올린다. 사이사이에 종이를 끼워놓고선.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갑자기 시크한 포즈를 취한다. 그때는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 위에 바구니가 주렁주렁 달렸네. 같이 파는 건가?
마이소르 시장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는데 시장 저쪽에서 요란한 음악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음악소리를 따라 가 보았더니 타악기 연주와 춤판이 벌어졌다. 뭔가 축하 할 일이 있는 것일까? 인도에서는 이틀에 한번 꼴로 축제를 보거나 적어도 이런 작은 행사를 보게 된다. 알고보니 인도는 축제와 행사의 나라였던 거지.
북적되는 시장을 빠져나오니 시장 밖에 나란히 주차되어있는 오토바이 사이에 파킹 되어있는 젓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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