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알레피에서 보트를 타고 시작된 백워터투어는 늦은 오후 꼴람에 도착하면서 끝이 났다. 꼴람은 바다를 접해있는 께랄라주의 몇 개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오랜시간 무역이 이루어지는 항구 도시로 발달되었다. 그 역사가 꽤 깊어서 기원전으로 올라간다. 알레피와 꼴람을 오가는 백워터 투어가 유명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꼴람을 찾는다. 넓은 해변을 가지고 있어서 꼴람 비치로 놀러오는 사람도 많은데 외국인 여행자들보다는 인도인들이 많은 것 같다. 많은 외국인들은 인근에 있는 바르깔라 비치로 향한다. 퀼론(Quilon)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이건 아마도 유럽인들에 의해서 불려진 이름이고 당연히 꼴람이 맞는 지명일 것 같다.
▼ 넓은 백사장에 새파란 하늘과 어울리는 비치 안내문 vs 파도가 강해서 꽤나 위험해보이는 꼴람 비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경고문
▼ 작렬하는 햇살 아래 해변 구석에는 이런 집들이 지어져있다. 집의 내부는 정말 더울 거 같다. 어부들의 임시 거처인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인 지 모르겠다. 땅이 없는 이들이 물 위에 집을 짓고 사는 것처럼 모래밭으로 밀려난 것일까?
가이드북이 없는 난 오랜시간 걸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비치에서도 꽤 떨어진 Mundakkal 비치 앞에서 숙소를 정했지만 숙소 앞 비치의 양 옆으로 몇십미터 앞으로는 일반 집들이 없다. 하지만 조금만 가면 바다를 마주보는 집들이 있는데 아침에 그 집들 앞의 비치를 걷는 건 고욕이었다. 얼핏 사진만 보면 꽤나 분위기있는 해변의 아침 풍경이지만 고즈넉하게 걸을 수 없다. 내가 어떻게 걸을 수 있겠는가. 그들은 모닝똥을 너무나 낭만적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해변으로 나와 바다를 바라보며... 일이 끝난 후에도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바다로 들어가서 첨벙첨벙. 20미터마다 한 사람씩 앉아있다. 물론 일을 끝내고 간 사람들의 흔적이 지뢰밭처럼 남아있기도 하다. 그러니 사진으로 보이는 분위기만은 아니라는 거다.
꼴람 비치는 넓고 길어서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시간대별로 다른 풍경을 보여주시고 한다. 이른 새벽의 풍경과 한 낮의 풍경은 확실히 다르다. 집에 돌아와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꼴람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이 해변이다. 그리고 다른 곳은 별로 없다. 오래된 항구도시지만 그 역사성을 보여주는 장소는 없어보인다.
뜨거운 햇살 아래서는 저 집에 들어가는 것보다 통풍이라도 되는 뒤집어 놓은 배 아래 그늘에 앉아 포커를 치는 것이 최고인 모양이다.
해변의 끝자락에는 작은 배들이 많다. 정말 딱 한 사람이 타서 이용할만한 배부터 그래도 여러명이 타고 다닐 배까지 다양한데 다 비슷해보여서 주인을 어떻게 구분하는 지 신기하다. 색이 모두 칼라풀하다.
새벽에 나갔던 어업이 끝났는지 열댓명이 힘을 합쳐서 배를 끌어올린다. 선주가 기독교 신자인지 뱃머리에는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 근데 참 진도가 안 나간다. 30분 후에 돌아왔을 때도 그대로였다.
잡은 물고기를 손질해서 널어놓기도 하고, 쓸모가 없어 해변에 버린 것인 지 가시 돋친 복어가 해변을 뒹군다. 뜨거운 햇살 아래서 물고기를 잡으로 나가는 작은 배들이 꽤 많다.
해변을 따라 걷다가 천막을 지나는데 그 안에서 지나가는 날 부르더니 럼을 따라주었다. 이들도 술 한잔에 포커를 치고 있었나보다. 단 한잔인데도 확 올라온다.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게 될 거라고 예상했지만.... 영어를 전혀 못하는 이들. 천막 앉은 정먹만 흐를 뿐. 럼 잘 마셨다고 인사하고는 천막을 나선다. 술 한잔에 뜨거워진 몸으로 뜨거운 해변을 다시 걷는다.
아이들은 이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즐겁다. 파도가 저렇게 강한데도 말이다.
저 멀리 보이는 등대는 주변의 높은 야자수들보다 높아야하기에 43미터에 이른다. 1902년부터 꼴람 앞바다의 어부들에게 빛이 되어주고 있다.
꼴람 메인비치에서 꽤 떨어진 문다칼 비치에 유일했던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역시나 비시즌이어서 손님은 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JP TOURIST HOME
0474-2751410
싱글룸 110. 싱글+ 150. 더블룸 200. 더블+ 250.
트리플룸 250. 에어콘 더블룸 500.
여행만 가면 어찌나 부지런해지는 지... ㅋ 아침에 해변으로 나가니 뿌옇게 안개가 껴있고 지난밤 파도가 해변을 씻어내서 촉촉해서 비치를 걷기에 좋았다..... 물론 모닝똥인들을 보기 전까지 ㅋ
뜨거운 태양이 뜨기전 고기잡이에 나선 어부들.
해변을 벗어나 골목골목 해메인다. 해변과 꼴람 시내는 5km정도 떨어진 것 같다. 할 일 없고 갈 곳 없는 여행자라면 기꺼이 걸어갈만한 거리다.
▼ 꼴람 다운타운
간단하게 한끼를 먹는다. 대부분 마실거리는 선택의 여지없이 짜이를 마시는데 식당에 라씨가 있다면 라씨를 마신다. 라씨는 어디서 마시든 실패하지 않는 것 같다. 맛있다. 이제 바르깔라로 향한다.
2011년 9얼 15일 - 17일 : 인도 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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