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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하다

다양성 영화 축제 [G시네마 기획전]에서 만난 영화 '다우더'의 감독 구혜선



 [G시네마] 기획전 프로그램으로 상영된 영화 [다우더] GV를 11월 17일 메가박스 백석에서 보고 왔다. 영화의 각본을 쓰고 감독까지 한 구혜선과 배우 윤다경, 영화의 배급사인 어뮤즈 직원분이 참석해서 영화 상영 후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G시네마] 기획전은 11월 15일부터 23일까지 고양 백석, 안산, 수원 영통의 메가박스에서 열린다. 이번 기획전을 운영하는 [G시네마]경기도 다양성영화관으로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다양성 영화 지원 프로그램이다. 국내 영화시장이 큰 성장을 이룩하고 상영관도 많아졌지만 멀티플렉스들도 멀티플렉스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블록버스터 영화 몇 편만을 중복 상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관객들은 작은 영화, 다양한 영화를 볼 기회조차 없고 그런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들은 영화를 상영할 곳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경기도에서 지난 2013년 말 경기도영상위원회, 메가박스 등과 협력해서 경기도내 메가박스 3개관과 경기도 내 공공시설 및 대학교에서 다양성영화를 상영하는 [G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본격! G시네마 탐구영역 이름으로 2015년 쇼케이스작 6개작이 상영되는 예습편, 작품의 감독과 배우, 관련분야 전문가를 초청해서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심화편, 지난 다양성영화 화제작 6편을 볼 수 있는 복습편으로 이루어졌다. 내가 본 영화 [다우더] GV는 심화편 영역으로 84분의 영화 상영 후 감독, 배우, 영화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 G시네마 기획전 상영일정



 경기도 다양성영화관 G시네마

도심형 개봉관 - 메가박스 3개관 (수원 영통, 고양 백석, 안산)

지역밀착형 동시개봉관 - 고양영상미디어센터, 성남 미디어센터, 오산문화예술회관

지역밀착형 공공상영관 - 한국만화박물관, 경기도 박물관, 경기도 미술관, 수원미디어센터,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시흥시청, 단국대 국제처





 다양성영화 상영관 G시네마와 이번 기획전을 알리기 위해서 많은 홍보가 이루어졌다. G시네마 블로그( http://blog.naver.com/gcinelove )에서도 이번 GV 시사회의 경우 초대권을 나누어주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까지 G시네마에서 60편이 넘는 다양성영화를 상영지원하고 있다. G시네마는 다양성영화를 상영하는만큼 많은 영화인들에게 열려있다. 국내작품이 영등위의 심의를 필한 경우 접수를 받아 심사를 거쳐 상영을 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영상위원회 홈페이지(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영화 [다우더] 상영이 끝나고 감독 구혜선, 배우 윤다경, 관계자 분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사실 구혜선이라는 배우가 가지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에 선입견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영화가 시작되고 몇 분간은 지루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는 꽤 몰입력을 가지고 있어서 재밌게 보았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보통 감독들이 만드는 작품에서 거슬리는 부분 정도 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저예산 영화이기에 기술적인 문제나 장소의 제약 등이 조금도 눈에 띄기는 했지만 영화를 보는데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영화 [다우더]는 Daughter를 독특하게 발음한 것이다. 처음에는 자료를 모아놓는 과정에서 임시로 폴더제목을 정해놓은 것인데 영화와 묘하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제목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는 딸과 엄마의 관계를 다룬다. 자격지심을 가진 엄마가 딸은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데 그 과정과 방법이 왜곡되어있어서 딸은 고통을 받는다. 감독과 각본, 성인의 된 딸의 역할에 구혜선, 엄마 역할에 심혜진, 딸의 어린 시절에 현승민, 피아노 선생님 역할을 윤다경이 맡았다. 





 [다우더] 속 엄마는 강박증과 편집증적인 증세를 가지고 있다. 산이(딸)가 밖에 나갔다오면 바로 욕실에 가서 온몸을 씻겨주고 가방과 신발을 비닐에 덮어서 내보내기도 한다. 산이가 성공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시키는데 항상 1등을 한다는 아이의 문제집을 사오기도 하고 그 아이의 속옷을 가져다가 딸에게 입히기까지 한다. 천주교 신자인 엄마는 항상 기도를 열심히 한다. 묵주와 열쇠가 딸 아이 사진과 함께 엮여져서 가방에 들어있다. 엄마에게 딸은 종교와 재산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런 산이가 자신의 방향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참지 못하고 욕설과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이야기가 신선하지는 않은 내용이다. 어떻게 하면 이것을 다르게 보여줄 것인가가 예술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숙제일 것이다. [다우더]에서는 옆집에 사는 피아노 선생님, 산이가 만난 남자친구 등으로 다른 관계를 만들어내고 식물원, 육교, 피아노, 목도리 등의 장치로 다른 장면을 만들어내려고 시도한다.





 분절된 이미지로서의 영화 [다우더]는 인상적인데 개인적으로 결말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른이 된 산이와 피아노 선생님이 나누는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영화가 조금 촌스러워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단지 시간이 지나고 엄마가 암에 걸렸다고 산이는 아이를 낳을 생각, 그것도 딸을 낳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산이의 고통은 그 정도였을까... 물론 모녀관계가 사실 단순한 인간과 인간의 관계와는 다르고 엄마도 나름의 최선을 다한 사랑이었기에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이런 식의 결론이 필요했을까 싶었던 것이다. 저예산인 제작비 때문이었는지 상징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 때문인지 식물원도 너무 자주 나온다. 같은 상징을 반복하면 자칫 촌스러워지기도 한다. 가족관계는 묘하다. 어머니와의 관계, 아버지와의 관계, 형제와의 관계는 서로 다른 양상을 가지며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어도 죽을 때까지 이어진다. 심지어 10년, 20년을 만나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산이와 엄마, 피아노선생님과 그녀의 아빠가 그것을 보여준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가지는 독특하고 강렬한 감정은 누구나가 가지고 있기에 그런부분에서 많은 관객이 공감을 하는 점이 있는 영화인 것 같다.

 



 배우 윤다경은 연극 공연을 할 때는 관객들과 만나 종종 이야기를 할 기회를 갖지만 영화의 경우는 그럴 일이 별로 없다며 G시네마 기획전에서 이런 기회가 생겨 관객과 대화할 수 있어서 즐겁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서 G시네마가 꾸준하게 운영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