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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바라보다

[넌버벌 퍼포먼스] 드로잉쇼 히어로 - 형만한 아우는 없었지만 가능성은 더 크다

드로잉쇼 히어로

 형만한 아우는 없었지만 가능성은 더 크다

 

지난 목요일 재밌게 봤던 드로잉쇼의 새로운 버전 공연이 10월 1일부터 시작되었다. 두번째 드로잉쇼 제목은 HERO다. 1편이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공연되어진 것에 반해 <드로잉쇼 히어로>는 명보아트홀에서 공연되어진다. 명보아트홀은 극장이었던 명보극장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극장답게 영화관의 편한 자리와 큰 무대를 가지고 있다. 프로그램 구성면에서는 변한 부분도 있고 변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에피소드 1 The look을 재밌게 봤기 때문에 Hero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컸다. 우리는 너무나 자주 1편만한 2편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대감도 있었다. 기대를 했던 것은 그림이라는 것이 수 많은 기법이 좋재하기에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말부터 말하자면 실망이었다. 1편에서 받았던 깊은 인상은 2편에서 새롭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분명 새로운 시도들이 있었다. 큐빅을 이용한 것이나 시작과 함께 네 명의 행위자가 그린 각각의 그림이 함께 모여 마이클잭슨이 되는 것 보이지 않던 이소룡이 드러나는 것등. 개인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속도감이었던 것 같다. 1편에 비해 속도감이 떨어진다. 1편에서도 초반에는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갈 수록 빨라지고 커지는 스케일에 '뒤를 위해 남겨둔'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기에 좋았다. 히어로는 전체적인 구성이 영웅(?)들이 등장한다는 것 말고는 그들이 1편과 달리 2편에서 일관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분절되어있어도 상관없다고 생각되어진다. 이건 극이 아니라 퍼포먼스니까. 솔직히 서커스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한다.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비둘기와 새장을 마임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왜 그것이 들어가야 했던 걸까?

 

 2편의 뛰어난 점은 조명과 무대디자인이다. 극장의 변화가 가져온 가장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든다. 1편의 출연진들이 2편보다 더 개성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극장이 커진만큼 그들은 더 큰 동작을 보여주어야 한다. 편해진 좌석만큼 관객들은 등을 기대고 앉아 그들을 평가할 수 있게되었다. 큰 극장인 만큼 관객들과 커뮤니티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1편에서 물 위에서 찍어내는 그림등을 카메라를 이용해서 표현했는데 이번에는 거울 달아서 관객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 파트 자체의 시간이 굉장히 축소 되었다. 도배지에 쓰는 풀 같은 것으로 만들어내는 그림에 대한 것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샌드아트와 비슷한 방식으로 구현되는데 샌드아트는 세워진 관객에서 보여주는 것이 불가능하고 색이 들어갈 수 없다는 결점을 가지고 있다. 그데 만해 풀을 이용하면(풀이 맞는 지 모르겠지만) 이 결점을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려지는 그림의 수준이... 그 누구나 서너시간 연습하면 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에 관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하나. 1편의 아우라 때문에 2편에 대한 기대가 커서 실망했을 수 있다.

 둘. 템포를 더 빠르게 해야 한다. 크로키로 그려지는 부분만이 빠른 호흡을 가지고 있다.

 셋. 물 위에 그림만들기를 거울과 전체 카메라를 사용해서 단점을 보완했지만 카메라가 그려지는 부분들을 따라다니던 1편의 느낌이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고 느껴졌다.

 넷. 배우들의 개성? 익살?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대의 크기가 커지면서 그들의 모습이 생생히 다가오지 않아서였을까? 

 

 

 드로잉쇼2는 넌버벌 퍼포먼스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긴 시간동안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조금씩 바꾸어 나간다면 2개월 안에 1편을 본 관객들이 극장을 나갈 때 얼굴에 꽃피웠던 미소와 가슴에 담아갔던 행복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서슴치 않고 넌버벌 퍼포먼스 중에는 최고라고 다시 말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