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오아시스 세탁소가 습격당했다?! |
연극을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는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전용극장에서 워낙 장기공연을 하고 있고 올해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금성출판사)에 수록되었다는 소식에 많은 언론에서 다루어졌기 때문이다. 이 연극의 희곡이 교과서에 실림으로써 이들은 앞으로 지금껏 해 온 시간만큼의 공연을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연극을 보고자 할 때 그것이 많은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은 재밌는 연극이다. 공연이 시작되고 재밌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래서 조금 불안해 졌다. 그 이유는 재미를 막 주다가 곧 감동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 보일까봐서이다. 그것은 내가 싫어하는 구조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이 연극은 시종일관 즐겁다. 후반에 아버지를 찾는 장면이 의도되기는 했지만 짧고 전체극에서 어느 정도 필요한 부분이어서 신경이 쓰이는 것은 아니었다.
극은 오아시스 세탁소에서 벌어진 사건의 결과를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이야기를 보여줄 것임을 관객들에게 이야기하므로써 기대감을 부풀린다. 주인공인 오아시스세탁소 주인 아저씨는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전혀 연극배우답지 않은 발성으로 연기하는데 그 자연스러움이 좋았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산만하다는 느낌보다는 동네의 오래된 가게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내 보여주었고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극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부자 할머니의 자식들이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갈등이 고조되고 어둠속에서 후레쉬가 비춰지며서 극에 가장 집중하게 되고, 결국의 검은 옷의 그들이 거대한 세탁기 안에서 하얗게 빨려 빨래줄에 널린 모습을 보았을 때는 이미 관객들의 입은 미소가 번져있었다.
유쾌하고 즐거운 연극으로, 억지로 생각할 꺼리나 감동을 주려고 하지 않고 가볍게 그것들을 터치하므로써 관객 각자의 역량만큼 생각할 수 있게 해 준 것이 이 연극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연극을 본 적이 없거나 잘 보지 않는 사람에게 쉽게 추천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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