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빨래
빨래를 해야겠어요~ |
뮤지컬 <빨래>에 대한 수 많은 프로모션을 보았지만 그동안 쭈~욱 보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학전에서 하는 공연이라는 걸 알게 되어 뒤늦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빨래>는 <지하철 1호선>같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군상을 보여준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빨래>는 딱히 지적할 것도 없지만 매력적인 작품도 아니었다. 솔롱고역을 맡은 분이 몽골에서 왔다면서 울란바트르가 아닌 카투만두에 돌아간다고 했을 때는 흠칫했다. 열심히 일해서 여행가려나? 연기가 아닌 노래부분에서 역량이 좀 부족한 배우들도 있기는 했지만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속상한 일을 잊기 위해 그들은 빨래를 한다. 솔롱고와 나영이 만나게 된 것도 빨래 때문이다. 이렇게 뮤지컬 <빨래>에서 빨래는 많은 역할을 하는 중요한 행위이다. 굽이굽이 산동네에서 저 아래 서울 도심으로 나가 하루 종일 이런저런 일을 하며 더러워진 옷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인 빨래, 마흔이 넘도록 기저귀를 찰 수 밖에 없는 장애를 가진 딸의 빨래는 마치 그 행위로서 지난 고단함은 모두 잊고 다시 새롭게 출발하는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아무리 힘들어도 빨래를 하고 나면 그 때부터 다시 시작인 것이다.
사지를 잃은 주인집 할머니 이야기는 '감동을 받아줘'라고 말하는 듯 작위적인 면이 있었다. (그래... 내가 감정이 메마른 게지...)
서점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무대의 이동이 없는데 무대 디자인이 잘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사실 각각의 무대를 돌리기 위한 손잡이가 보이지만 그것이 연극과 뮤지컬에서 그리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도그빌>같은 영화도 있으니까. 우리의 상상력은 엄청나니까. ^^;;; 손잡이 따위 걸리적거리지 않아.
앞에서도 밝혔듯이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하기에 애매하기에 추천할 것인가 추천하지 않을 것인가도 말하기 힘들다. 티켓팅을 공연시작 5분전에 해서 가장 뒷자리 구석에 앉았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런 경우 작품을 꽤나 객관적으로? 음... 거실에서 틀어놓은 티비를 내 방 문틈으로 보고 있는 기분? 극장의 모든 객석 반응도 하나의 이야기처럼 보아야하는 상황이었으니까. 객석은 꽉 찼고 사람들의 반응도 좋아보였다. 공감 능력이 좋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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