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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제주도 여행기

우도의 아침이 작은 파도처럼 밀려왔다

 

 

우도의 아침 

 우도의 아침이 작은 파도처럼 밀려왔다

 

 

우도에 있던 나는 확실히 설레였었나보다.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났으니 말이다.

여행이 반복되다보면 여행 또한 일상화되어서 설레임이 줄어든다.

처음으로 갔던 여행에서 매일 밤 늦게 잠들어도 이른 아침 잠에서 깨었던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설레임이 줄어들었을 때 일어나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많다.

해는 중천에 떠 있고 일출을 보기 위해서 가야했던 곳을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것이다.

그래서 우도의 아침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어스름 새벽이었고 일출이었다.

 

소들은 그 큰 몸짓을 유지하기 위해서 해가 뜨기 전부터 열심히 풀을 뜯고 있었다.

우도의 소. 소위에 소가 올라서 있는 형상인걸. ㅎ

 

 

아침의 참새들은 일찍일어나 비몽사몽인지 가까이 가도 날아갈 줄을 모른다.

모두가 넋 놓고 멍 때리고 있을 때 왼쪽에서 두,세번째 참새는 연애질을 한다. =ㅁ=

그래 일찍일어나는 새가 연애질한다... 이런말도 있지 않은가. ㅋ

 

 

 참새에게 한 눈 파는 사이 어느새 해가 솟아버렸다.

우도의 아침은 그 날 아침 바다에 일렁이던 작은 파도처럼 조용히 시작되었다.

 

해안길을 걷는데 바위에 페인트로 '양'이라고 쓰여있더라. 그리고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장'자도 있었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피'를 찾는 것. ㅋ 근데 이 두자밖에 없더라.

 

 

 

파란 화살표로 갈까, 노란 화살표로 갈까. 

 

 

파란 화살표을 따라 걸으니 백구 한마리가 따라오네.

내 손가락 맛있어? ㅋㅋ

 

커다란 현무암들이 엉성하게 쌓여있다.

이렇게 쌓여있는데도 쓰러지지 않네.

 

 

  

제주도의 묘는 이렇게 돌담이 쌓여있다.

백구 녀석이 고개를 들이밀고 누구 묘냐고 묻네. 이 옆에는 시멘트로 담을 만들어놓은 묘도 있더라.

시멘트로 만든 담을 가진 묘는 좀 삭막한 느낌이어서 현무암 돌담묘의 느낌은 전혀나지 않는다.

 

 

 

해가 뜨기전 해녀의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해녀를 보았는데 어느새 물에서 나오고 있었다.

 

 

 백구, 참새, 청소부 아저씨들, 해녀 아주머니까지 모두 우도의 아침 맞이하는 건 그럴 수 있는 일이었지만...

고양이가 벌써?! 하루에 16시간씩 자는 녀석이 아침부터 돌담을 걷다가 횟집 앞에 앉았다.

배가 고파서 일찍 깼을까? 돌담에 앉아 횟집의 '식사됩니다'를 쳐다보고 있더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