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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인천시 블로그 공모전] 춤추는 푸른 섬 무의도와 걷기 좋은 작은 섬 소무의도



 인천의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인천은 항구와 공항이라는 거대한 문을 가진 곳으로 다양한 문화가 혼재되어있어 한가지 색채로 이야기하기 힘든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 다양한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 14개의 코스로 이루어진 인천둘레길을 걷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계양산에서 만석부두에 이르는 120km 길을 주말마다 한코스씩 걷다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 사이에서 인천의 역사와 문화도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천 지도를 펼치고 계획을 세우는데 자꾸만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위에 수 많은 섬들. 인천 둘레길 걷기 계획을 세우며 인천 여행 정보를 찾다가 인천 앞바다에 총총히 놓여있는 섬들에 대한 글들에 시선을 빼앗기는 일이 많았고 결국 계획을 전면 수정해서 인천 섬 여행을 가기로 했다. 인천에는 무려 168개의 섬이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인돌의 섬 강화도, 전설의 바이킹이 있는 월미도, 공항 가는 길에 마주치게 되는 영종도, 영화로 익숙해진 실미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는 선재도를 포함해서 가까운 인천에 보석같은 섬들이 168개나 있다니 한동안 어디로 여행갈 지 고민은 안해도 될 것 같다. 





 수 많은 섬 중에 여행을 떠난 섬은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섬 중 하나로 접근성이 좋은 무의도다. 주말이면 공항철도가 인천공항역 다음역인 용유역까지 서해 바다열차라는 이름으로 운행된다. 그곳에서 무의도로 향하는 배를 타는 항구가 있는 잠진도까지 조금만 걸으면 된다. 공항철도를 타는 역에서부터 인천의 다양한 섬들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포스터들이 눈에 띈다. 





 잠진도 주변으로 갯벌이 펼쳐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갯벌 체험을 하러 온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나처럼 무의도로 향하는 트레킹족과 자전거족들도 많다. 탁 트인 바다가 보이니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 다행이 날씨도 화창하다. 잠진도는 밀물 때 섬이 잠길 듯이 물이 차오른다고 해서 잠진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지금은 아래 사진처럼 영종도와 도로가 이어져 있다. 






 잠진도와 무의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굉장히 많다. 두대의 여객선이 끊임없이 두 섬을 오고가는데 각 섬에서 30분마다 출발하기 때문에 첫 배와 마지막 배 시간만 확인하면 될 것 같다. 





  10분 남짓의 짧은 시간이 지나면 무의도에 도착하게 된다. 배 시간에 맞춰서 마을버스가 항구 앞에 서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편하게 무의도 곳곳으로 이동할 수가 있다. 





 바로 소무의도로 향했다. 소무의도를 둘러 본 후에 무의도 여행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무의도와 소무의도 사이에는 지난 2011년에 만들어진 414m의 인도교가 있다. 즉, 소무의도에는 차가 들어갈 수 없다. 차가 다니지 않는 섬이다. 소무의도를 한바퀴 돌 수 있도록 길이 잘 조성되어있다. 무의바다누리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이 길은 2.5km의 짧은 길이지만 8개의 코스로 나누어져 다양한 매력을 뽑내기 때문에 지루할 새가 없다.



▼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이어주는 인도교



 소무의도로 향하는 인도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산책 나온 복장의 할머니, 한껏 장비와 복장을 갖춘 자전거 매니아들 그리고 등산객들까지 참 다양하다. 부담없는 코스에다가 아름답고 접근성까지 좋으니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된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우 보통 무의바다누리길을 걸은 후에 무의도 호룡곡산을 등산하는 것으로 다음 행보가 이어진다.






 소무의 인도교길을 지나 소무의도로 들어가게 되면 정면으로 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보이는데 이 길이 8코스다. 왼쪽으로 돌아 첫 코스인 마주 보는 길을 지나  떼무리길, 부처깨미길을 따라 걸었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작은 숲길과 그 사이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길을 걷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떼무리길이라는 이름이 독특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여행자들이 그런 궁금증이 생길 줄 알았는 지 떼무리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안내판을 만났다. 본 섬에서 떨어져 나가 생긴 섬 또는 그저 대나무로 엮어 만든 떼배만하다고 하여 띄무, 뙤무리, 떼무리로 불렸거나 데릴사위라는 뜻을 포함하는 췌를 써 췌무리로 부렸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그 동안 인천 앞바다가 깨끗할 거라는 생각을 한번도 해 본적이 없다. 2천만명이 사는 수도권에 접해 있는 바다이기에 그런 생각은 꽤 합리적이라고까지 여겼는데 아니었다. 무심히 고개를 틀어 바다를 보았는데 놀랍도록 깨끗했다. 수영복을 챙겨 왔어야하나 했나보다. 몽여 해수욕장이 바로 코 앞에 있는데 아쉽게 되었다. 당장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날씨였다. 무의도에도 하나개 해수욕장과 실미도 해수욕장이 있으니 다음에 갈 때는 수영복을 꼭 가지고 가야 할 것 같다.






 몽여 해변길로 이어지는 곳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는 사렴도, 매량도, 인천국제공항, 영종지구, 인천대교, 송도, 팔미도 등이 보이는데 하늘을 맑았지만 수평선 너머로는 흐린 날이어서 인천대교와 송도가 신기루처럼 보였다.








 몽여해수욕장은 250미터 길이로 모래와 하얀 굴껍질, 몽돌로 이루어진 작은 해수욕장이다. 몽여 해수욕장이라는 이름은 해수욕장 옆에 몽여가 있기 때문에 붙여졌다. 발음하기에 좋은 단어인데 몽여는 쌍여로 나가는 길목이라는 뜻인 목요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쌍여가 물밑에 있는 두 개의 바윗돌이라는 우리말이다. 말 그대로 몽여 해수욕장 옆에는 두 개의 바윗돌이 있는데 밀물 때는 물 속에 있고 썰물 때는 물 밖으로 나와 있다.




 몽여 해수욕장 앞에는 소라 모양으로 지어진 소무의도 섬이야기 박물관이 있다. 어떤 것들을 전시하고 있을 지 들어가보니 입장료가 무료다. 게다가 시원하다! 트래킹을 하는 사람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다. 섬이야기 박물관은 무의도는 물론 인천 앞바다 섬들의 환경과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물들로 꾸며져 있다. 포토존도 있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있는데 휴식공간에서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앞으로 다양한 행사를 주최해서 더 멋진 박물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 관람객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실. 3층 전체가 휴게실로 꾸며져 있다.


 박물관에서 나와 몽여해변으로 향하는 길, 살랑살랑 기분좋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갈매기도 기꺼이 즐기는 바람이다. 바다 위에 보이는 작고 동그란 섬은 해녀섬이다. 해녀들이 쉬던 섬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오래전에는 나무배만이 이곳에 떠 다녔을테고 그 사이로 해녀들이 해산물을 채취했나 보다. 근처에 연안부두가 조성 될 때는 채석장으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엄마 손 잡고 온 아이들이 참 즐거워보인다. 이런 풍경은 차 타고 3~4시간은 가야하는 줄 알았는데... ㅎ 앞으로 만날 168개의 즐거움이 기대된다. 





 소무의도는 누군가와 함께 하면 즐겁겠지만 혼자여도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 된다.





 몽여 해수욕장과 명사의 해변 사이에는 새하얀 조개껍질이 깔려있다. 





 명사의 해변은 사방이 막혀있는 모양새로 아득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박정희 전 대통령 가족과 지인들이 자주 놀러오던 곳이라고도 한다. 한쪽에 당시 사진도 붙어있다.





 안산으로 오르는 길은 주변으로 작은 소나무들이 펼쳐진 소나무길이다. 긴 계단이 이어지지만 오를 수록 펼쳐지는 풍경을 뒤돌아보면 힘이 난다. 하늘과 바다가 소나무와 꽤나 잘 어울린다.





 안산의 정상에는 하도정이라는 정자가 작은 동산을 오른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선물해준다.





 이제 소무의도를 떠날 시간이다. 소무의도는 정말 멋진 섬이다. 작은 섬이기에 한바퀴를 돌기에도 전혀 부담되지 않아 주말에 짧은 시간 산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소무의도만으로 충만한 기분이었기에 그냥 어디 앉아서 바다 구경이나 할까하는 생각도 잠시했지만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니 호룡곡산으로 향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난 등산로였기에 기대가 크다.





울창한 숲길에 들어서니 기분이 한껏 좋아진다.





그리고...

잠시 나무들이 뜸해진 곳에서 펼쳐진 풍경은 정말 멋졌다. 굴곡진 푸른 숲과 그 너머의 바다, 하늘.

호룡곡산이 만들어내는 녹음과 굴곡이 무의도를 정말 멋진 섬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뒤돌아보니 소무의도가 온전히 보였다. 위에서보니 소무의도가 더 작아보였다. 섬의 길이가 다리 길이보다도 짧아보이네. 

아, 좋다.







 감탄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호룡곡산 정상이다. 244미터의 낮은 산이기에 금방 도착해버렸다. 





 호룡곡산 정상에서는 정말 많은 섬들이 보인다. 인천은 정말 섬부자다. ㅎ





 저 아래로 하나개 해수욕장이 보인다. 본격 해수욕장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내려갈까라는 생각도 했는데 조금 더 걷고 싶어서 국사봉으로 향했다. 국사봉에 갔다가 실미도 해수욕장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무의도는 멋진 바다와 숲이 어우러져 트래킹 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다. 접근성도 훌륭하고! 텐트를 챙겨서 실미도 해수욕장에서 하룻밤을 보내도 좋고!






 국사봉 도착! 아... 햇살이 뜨거워서 정상에 오래 머물기는 힘들다.






 말로만 듣던 그 유명한 실미도가 바로 저기다. 무의도와 이렇게 가까지 붙어있는 줄은 몰랐다. 매일 물이 빠지면 실미도로 건너갈 수 있는데 매일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시간을 확인해야한다. 하루 차이로도 많은 시간이 차이난다. 내가 간 날은 아쉽게도 너무 늦은 시간에 물이 빠져서 실미도로 건너갈 수는 없었다.





 실미도 해수욕장에는 키 큰 소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 아래 캠핑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제, 하룻동안의 짧은 여행을 끝낼 시간. 풍광이 멋져서 걸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피로감이 떠나려니 몰려온다. 그래서 바로 버스를 타고 용유역으로. 8월 1일 무의도를 다시 찾을 예정이다. 8월 1일 무의도 춤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여행정보


주말과 공휴일에만 용유임시역까지 연장 운영된다. 




무의도 해운 홈페이지 : http://www.muuido.co.kr/

무의도 배시간과 실미도 물 빠지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