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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메고 떠나다/대한민국 여행

[울주 여행] 거대한 고래가 알려주는 역사, 울산암각화박물관

 

 

울산암각화박물관은 반구대암각화(국보 285호)와 천전리각석(국보 147호)의 홍보와 역구를 위해서 지난 2008년 개관하였다. 이 박물관을 보자마자 정말 멋지다는 감탄사가 나왔는데 박물관이 고래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부는 굉장히 어둡다. 박물관에 들어선 것이 마치 고래의 배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국보 2가지에 집중된 박물관이다보니 다양한 전시물보다는 집중적이고 깊은 이야기에 빠지게 된다. 실제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이 코 앞에 있는데 뭐하러 박물관을 둘러보냐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아는만큼 보이는 법이니 꼭 박물관에 먼저 들러본 후 암각화와 각석을 보러 갔으면 좋겠다.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를 재현해 놓았는데 천전리 각석은 제쳐두고라도 반구대 암각화는 사실 이곳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실제 반구대 암각화는 꽤 먼거리에서 망원경으로 봐야하는데 그마저도 침식으로 인해서 선명하게 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반구대암각화에 새겨진 290여점의 그림에서 동물은 146점, 주제미상 61점, 도구 13점, 인물상 11점이 표현되어 있으며, 구체적인 종을 구분할 수 있는 동물은 북방긴수염고래, 혹등고래, 참고래, 귀신고래, 향유고래와 같은 대형고래와 우수리사슴, 백두산사슴, 사향사습, 노루, 호랑이, 표범, 늑대, 여우, 너구리, 멧돼지, 바다거북, 물개, 어류와 바다 새 등 20여 종에 달한다. 이들 동물 그림에서 계절성을 파악할 수 있는 그림들도 있는데 주로 환절기, 번식기에 관찰되는 장면이 표현된 것들이다. 이를 볼 때 반구대암각화를 제작한 집단은 동물의 생태적 습성에 대해 매우 놀라운 지식을 가진 집단임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신석기인들은 단순히 돌을 이용해서 바위를 긁어내 그림을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물감을 사용했다고도 한다. 그 물감의 색을 만들어내는 재료가 참 다양했다. 암채화를 그리는 물감으로 흔히 붉은 색은 붉은 황토, 검은 색은 숯이나 망간, 흰색은 백악(백색 인토질의 석회암)이나 고령토, 규조토 등의 안료가 사용되었다. 이들 안료에 물이나 동물의 피나 기름, 오줌 등을 섞어서 물감을 만들었다.

 

▼ (좌상) 물감의 재료 (좌하) 고래뼈 (우) 구석기 시대의 비너스

 

 

 선사인의 고래사냥을 그림으로 나타내 보여주었는데 굉장히 흥미로웠다. 수천년전 고래를 잡았던 울산이 수십년전까지 고래잡이의 메카였다는 것이 신기하다. 수천년 동안 끊임없이 고래사냥을 해 온 것이다. 지금도 우연히 그물에 걸리는 고래들로 인해서 고래고기를 맛 볼 수 있는 곳 또한 울산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것들이 수천년전 단절된 모습같지 않고 마치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현실적이고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이다.

 

 

 

 선사인들의 삶과 암각화가 새겨지는 모습을 담은 모형으로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새겨져 있어서 어떻게 했지라고 생각했는데 모형을 보니 사다리가 놓여있다. 당시에도 사다리가 있었음에 놀랐다.

 

 

 

 

 반구대 암각화의 그림들을 보고 있잖니 이것들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물론 그림을 그릴 재주가 있다면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지만 그건 분명 만족스럽지 못할테니 이야기를 쓰고 싶다.

 

 

 

 반구대 암각화를 탁본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종이를 암각화가 새겨진 철판 위에 올려놓고 색연필로 스윽스윽 움직이면 새겨지는 것이다. 암각화에 새겨진 동물들의 실물 크기 모형으로 전시해 놓은 곳도 있다. 이 동물들이 오래전부터 이 땅의 사람들과 함께 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여행 정보

 

http://bangudae.ulsan.go.kr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동면 반구대안길 254
052-229-6678

 

관람시간 : 9:00~18:00(입장완료 17:30까지)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1월 1일
관람료   : 무료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 → 35번국도 경주방면 → 반구대암각화진입로 → 박물관
울산밀양 24번 국도 → 경주방향 → 35번국도 경주방면 → 반구대암각화진입로 → 박물관
경주 35번국도 → 언양방향 → 반구대암각화진입로 → 박물관


지난 4월 12일부터 암각화박물관으로 가는 시내버스(348번)가 운행된다.

운행구간 : KTX울산역 - 언양터미널 - 언양읍사무소 - 반곡 - 반구대입구 - 암각화박물관 - 천전 - 대곡박물관
운행일시
KTX울산역 출발시간 : 10시, 13시, 16시
대곡박물관 출발시간 : 11시, 14시, 1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