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도 영화처럼

이층의 악당 - <달콤,살벌한 연인>을 좋아했던 당신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묘한 매력의 영화

이층의 악당

 <달콤,살벌한 연인>을 좋아했던 당신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묘한 매력의 영화

 

 

 이층의 악당이라는 제목만 들으면 서스펜스나 공포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포스터를 보면 단박에 코미디물임을 알 수 있다. 포스터를 보아서는 전혀 끌리지 않는 영화다. 어울리지 않는 한석규와 김혜수가 주인공이라는 점에도 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전혀 의도 하지 않았기에 기대도 없었다. 그냥 가볍게 볼 생각이었는데...... 이 영화 재.밌다.주변에 추천해 주고싶을만큼 맘에 들었다. <달콤,살벌한 연인>을 쓰고 연출한 손재곤 감독이 이층의 악당도 쓰고 연출하였다.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손재곤 감독이 아니었다면 그저그런 영화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꼽는다면... 영화 초반 연주(김혜수 분)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싱크대 앞에 서서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워 멍하게 앞을 응시하다가 다시 싱크대 앞에 서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계속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오랜 시간 연주의 고통을 반복되는 영상으로 구차하지 않고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극의 후반 창인(한석규 분), 연주, 이웃집 할머니, 경찰, 조폭, 재벌 2세등의 모든 등장인물들의 상황을 짧게 이어서 보여주는 장면은 이 영화가 연주와 창인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조연들도 소홀히 하지 않고, 모든 인물의 마음이 관객에게 전달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버린다. 이 두 장면이 맘에 들었던 또다른 이유는 음악이었다. 음악이 좋다. 아직 개봉일이 많이 남아서인지 영화음악 정보가 없지만 음악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 아래로 스포일러 있음

 

 

 영화는 시종 오글거리는 대사가 나온다. 우습게도 분명 작위적인데... 너무나 영화에 잘 녹아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조연들 하나하나의 독특한 캐릭터도 거슬리지 않고... (음... 동호는... ㅋㅋ) 맘에 들었다.

 극장을 나서면 몇몇 관객들이 결말이 좀 더 확실히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의 결말이 마음에 든다. 결국은 창인을 받아들이는 아이와 연주은 모습과 얼굴에 번지는 창인의 웃음이 좋았다. 연주가 창인을 감옥에 넣고 집을 거의 부수다시피 하여 찻잔을 찾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몇몇 기괴한 장면인데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집을 완전히 부수고도 아마 찻잔을 찾지 못할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후에 벌어지는 독특한 상황을 전개할 꺼라고 예상했기에 멋진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연주와 그 딸의 모습에 결말이 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재밌는 것은 영화 내내 중심이 되는 그 20억짜리 찻잔은 영화에서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거다. 연주가 만약 그것을 찾는다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는 장면을 보여줄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생략과 독특한 대사, 개성있는 조연들, 멋진 음악, 불편함을 주지 않는 웃음, 2시간의 시간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적절한 템포로 단연 <달콤, 살벌한 연인>의 뒤를 이을 범죄 코미디 로맨스(?)물인 틀림없다. 당신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