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기차가 부산역에 도착했다. 바로 숙소로 가서 짐을 풀었지만 여행은 언제나 사람을 들뜨게 하는 법! 쉽사리 잠이 들리 없다. 아니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그래서 내일 아침 걷기로 한 초량이바구길을 잠시 올라 보기로 했다. 전망이 좋은 곳이 많다고 하니 야경도 좋을 것을 기대하며 이바구길로 향했다. 화려하고 북적이는 차이나타운을 벗어나자 주위는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내 발소리를 들을 수 있을만큼 고요한 골목을 오르기 시작한다.
▼ (좌) 부산역 (우) 범일역 현대백화점 길 건너<여긴 둘쨋날 밤>
밤에는 낮과는 또 다른 이바구길을 만날 수 있다. 운영시간이 정해져 있는 건물들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이렇게 불을 밝히며 가로등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늦은 밤 밖에 시간이 없는 여행자도 이곳이라면 찾아와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주민들이 사는 동네이기에 밤에는 조용히 해야한다.
김민부 전망대에 오르니 멋진 야결이 보인다. 커피와 주전부리를 파는 작은 가제는 문을 닫았지만 자판기가 있다. 아, 이런 야경과 커피가 단 돈 300원이라니!!! 문득 전망대 주위에 자리잡고 있는 집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더 오랜시간 밤 거리를 방황할 생각이었는데 김민부 전망대에서 야경과 자판기 커피 한잔을 마시니 더 이상 거리를 헤매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이미 마음이 가득 차 버렸기 때문이다. 다시 길을 내려가 다음 날 여행을 위해 숙소로 돌아갔다.
둘째날 밤. 부산 동구에는 야경이 멋진 곳이 굉장히 많다. 산을 따라 수 많은 골목길이 존재하고 그 아래 바다와 다리, 부산이라는 대도시가 떡 하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날 밤은 범일역을 나와 안창마을을 향해 갔다. 정확한 위치를 모르기에 대충 방향만 보고 걷기 시작했다. 마을 버스를 타고 올라가도 되지만 뜨거운 햇살이 산 너머로 사라지고 노란 가로등 빛이 반짝이는 골목을 헤매고 싶어서 걸어서 올라갔다.
골목길을 어느 정도 오르면 산을 따라 가로로 걷는 길이 나온다. 이 길 어디에 서도 모두 뷰포인트다. 조금씩 다른 각도지만 제각각 멋진 야경을 가지고 있다. 진짜 이 길을 강추한다. 물론 차를 가지로 산복도로로 가서 어딘가에 차를 세워두어도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 단지 조용한 길을 걸으며 야경을 보고 싶다면 이곳이 최고인 것 같다.
산비탈에 자리잡은 수 많은 주택들은 노란색의 가로등으로 노란빛으로 빛나고 저 멀리 평지에는 흰 빛의 형광등을 가득채운 빌딩들이 하얗게 빛나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마침 보름달이 떠서 하늘을 밝히고 있었지만 이미 땅은 제각각의 빛을 내고 있어서 보름달은 거들떠 보지 않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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